짝사랑 외사랑

  짝사랑 외사랑

 

 

 

  홈에 집어넣을 단어들 고르다가
짝사랑과 외사랑에 대한 글을 읽었다. 사람들이 정의 내리기를, 짝사랑은 상대방이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혼자 사랑하는 것이고 외사랑은 상대방이 알고 있음에도 전혀 자신에게 애정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혼자 사랑하는 것.

그동안 의미를 혼동해서 쓰곤 했는데....

짝사랑이 자기위주의 일방적인 위안이라도 할 수 있다면, 외사랑은 위안은커녕 제 가슴  제가 찢는 사랑이 아닐까. 말도 못 꺼내본 짝사랑이 더 슬프다곤 하지만 상대방이 아예 모르니까, 1g이라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걸곤, 고백 전까진 맘대로 사랑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사랑보다는 낫다. (흔히 아이돌이나, 배우들 좋아하는 감정 같이) 약간 괴롭지만 좋아하는 도중에는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외사랑은, 상대방이 알고 있으면서도 받아주지 않는 상황이다. 원망도 한다. 안받아주는걸 알고 나서 좋아하니 얼마나 애가 탈까.  짝사랑이 페페로치니라면, 외사랑은 졸로키아쯤 되겠네. 가슴에 불덩일 안고 산다. 나중에 꺼먼 재 밖에 안남는데 ㅠ.....

   깊은 슬픔이란 책에서 완을 사랑하는 은서의 마음처럼.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고, 끝내 마음 한켠 내어주지 않고 떠나가고,  지쳐서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지만, 그래도 계속되는 사랑. 전화 한통에 와르르 무너지는 마음. 괴로워서 잠시 모른척 하려고 노력했지만 안된다. 이 무슨 사서 지 인생을 말아먹는 짓거린가.

   맘대로 되지 않는 게 얼마나 괴로운지. 정서적으로 굶겨 바짝바짝 마르게 한다. 주는 만큼 안돌아오니까 괴롭다. 헤어지고 나서의 괴로움은 시간이 해결해주지만, 이루어지지도 못한 사랑은 약도 없다. 그냥 무한히- 괴로워해야만 한다. 자기가 맘먹지 않은 이상은 계속.

   보통은 자존심 때문에, 힘들어서, 시간 지나니까 서서히 정리되어서 같은 이유로 그만두고는 하지만. 괴로워도 계속하는 사람이 있다. 의외로 소심하고, 남들 보기에 전혀 안 그럴 거 같은 사람들이 잘 이런다. 막판에는 안 될 거 알지만 그래도 사랑해- 병으로 치면 중병의 상태.

   아무튼 이런 게 좋다. 괴롭고 구질구질하고 이기적이고 비참하지만 짝사랑 외사랑이 좋다.

  사랑에 있어서 애틋함과 그 농도를 기준으로 해서, 나름 선호하는  순서를 매긴다면
첫째가 짝사랑이오, 둘째가 헤어지고 나서(틀어지고 나서) 하는 사랑, 셋째가 현재 진행 중인 사랑 정도겠다. 여기에 짝사랑과 외사랑을 섞어 첫째에 같이 넣고.


   메인 커플인 리바한지보다 요새 모브한지에 탐닉하는 이유도 여기 있는 것 같다.
  안정적인 관계가 먼저 떠오르는 리바한지. 만일 둘 중에 하나가 짝사랑 하고 있다는 소재도 재미있겠지만 아직까지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다. 쓴다면 깨지는 과정이 먼저 떠오르네.
   반면 모브한지는 누가 봐도 모브릿 짝사랑이네. 모브릿이 고백해서 잘 될 가능성도 있지만 리바이라는 ...............존재 때문에 큰일이다.  모브릿이 혼자 짝사랑을 하든 외사랑을 하든 다 보기좋다. 좋아하는 구도다. 꼭 리바이의 존재 때문이 아니라 상-하 계급관계도 있고, 한지가 좀 별난 사람이기도 하고, 모브릿이 삽질하는 것도 있고 그 와중에 잔소리는 계속 하고 있고, 사실 모브릿 자신도 분대장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 것도 있고. 이리저리 재미있어서 당분간은 모브한지에 홀릭할 것 같다.  

 

 

2013.09.23